[프레스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주인사들의 피난처이자 항쟁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고(故) 홍남순 변호사의 가옥이 복원돼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려 했던 이들의 발자취가 서린 역사적 공간이 미래세대에 민주주의의 가치를 전하는 교육·전시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1일 광주 동구 궁동에 위치한 5·18 사적지 제29호인 홍남순 변호사 가옥의 복원 사업을 마무리하고 개관식을 개최했다.
홍남순 변호사 가옥은 1970~80년대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운동 인사와 학생, 시민운동가들이 모여 민주주의 회복을 논의했던 상징적 장소다.
특히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계엄군의 무력 진압에 맞서 시민들의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민주·인권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단순한 개인 주택을 넘어 한국 민주화운동의 주요 장면을 간직한 역사적 현장이라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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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홍남순 변호사 가옥 복원 기념식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황기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행정부시장이 기념 공간을 살펴보고 있다. |
■ '죽음의 행진' 앞장선 인권변호사…민주주의의 산증인
홍남순 변호사(1912~2006)는 군사독재 시절 양심수와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들을 변론하며 평생을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에 헌신한 대표적 인권변호사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수습위원으로 참여해 계엄군의 유혈 진압에 항의하는 이른바 '죽음의 행진'에 앞장섰다.
이후 신군부에 의해 내란 수괴 혐의로 군사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그는 민주화운동 인사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무료 변론에도 적극 나서며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가옥 역시 민주인사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시대의 아픔을 나누고 민주주의의 미래를 고민했던 공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 방과 툇마루까지 원형 복원…살아있는 민주주의 교육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홍 변호사 가옥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민주·인권 정신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해당 가옥을 매입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인 복원 작업을 추진했다.
복원 과정에서는 건물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내부 방과 툇마루 등을 당시 모습에 가깝게 복원하고, 홍 변호사의 생애와 민주화운동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역사적 기록물과 조형물을 전시했다.
시는 이곳을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상설 전시·교육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관람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특히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직접 접하기 어려운 청소년과 미래세대가 역사적 공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5·18 역사유산 보존 넘어 시민 참여 공간으로
이날 개관식에는 황기연 행정문화부시장, 송형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의장, 김대중 시교육감, 홍 변호사 유가족, 5·18 관련 단체 관계자와 지역 주민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복원 사업 경과보고와 기념사, 축사, 테이프 자르기, 가옥 관람 순으로 진행됐다.
최진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민주정신계승과장은 "홍남순 변호사 가옥 개관은 광주의 자랑스러운 민주역사와 5·18정신을 되살리는 뜻깊은 일"이라며 "많은 시민이 이곳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헌신했던 고인의 숭고한 발자취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남순 변호사 가옥의 재개관은 사라질 위기에 놓인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공간을 보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이 공간이 단순한 기념시설을 넘어 시민과 청소년이 민주주의의 역사를 배우고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살아있는 교육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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