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앰코 3조 투자,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현실화’…광주 산업지도 바뀐다
작성 : 2026년 10월 19일(월) 20:35 가+가-

공장 증설을 반기는 민형배 시장(오른쪽)과 이진안 앰코테크놀러지 코리아 대표이사 (왼쪽)

AI 반도체 핵심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 확충
…2030년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축의 첫 가시적 성과

삼성·SK 생산시설과 후공정 연계 기대
…광주 중심 반도체 전주기 산업생태계 구축에 청신호

행정통합으로 폐수처리 난제 이틀 만에 해결
…투자 유치 넘어 인재·협력기업 육성이 관건

[프레스존]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의 광주공장 3조 원 증설 투자가 서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추진해 온 대규모 반도체 산업 구상이 글로벌 기업의 실제 투자와 공장 착공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번 투자는 단순한 생산시설 확충을 넘어 광주가 반도체 제조와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기업 집적과 산업생태계 구축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앰코코리아는 19일 광주 북구 첨단산업단지에서 신규 반도체 제조라인 착공식을 갖고, 당초 1조 원이었던 투자 규모를 3조 원으로 확대했다.

앰코는 2026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약 2000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신규 공장 4개 동 가운데 2개 동은 2027년 하반기, 나머지 2개 동은 2028년 상반기 완공해 본격적인 양산에 나선다는 목표다.

국내 외국인투자기업의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인 이번 사업은 광주 반도체 산업의 생산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반도체 후공정 선점…AI 시대 산업 경쟁력 확보

이번 증설에서 주목할 대목은 투자 규모보다 생산시설의 성격이다.

앰코가 광주에 확충하는 시설은 인공지능(AI)과 고성능컴퓨팅(HPC)에 사용되는 첨단 패키징 제품 생산라인이다.

반도체 패키징은 제조된 반도체 칩을 연결하고 보호하는 후공정 분야다. 특히 첨단 패키징은 여러 반도체 칩을 고밀도로 결합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AI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반도체 산업이 미세공정 기술과 생산능력 중심으로 경쟁했다면, AI 시대에는 서로 다른 기능의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통합하는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앰코의 이번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주가 단순한 반도체 생산기지에 머물지 않고 첨단 후공정 기술을 확보한 고부가가치 산업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혔기 때문이다.
인포그래픽 - 앰코 증설 공사 착공 관련

■ 삼성·SK 팹과 연계…반도체 전주기 생태계 구축 기대

앰코의 대규모 증설은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상과 맞물려 산업적 파급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와 통합특별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를 중심으로 2030년 첫 양산을 목표로 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에 반도체 생산시설 4기 이상이 들어서고 앰코의 후공정 생산라인까지 연계된다면, 반도체 제조부터 첨단 패키징과 검사에 이르는 산업 전주기 생태계를 지역에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이는 기존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의 지리적 구조를 다변화하고, 호남권을 새로운 국가 첨단산업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앰코가 대규모 투자를 먼저 실행에 옮겼다는 사실은 후속 기업 투자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핵심 기업의 생산기반 확충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반도체 설계·검사 관련 기업의 추가 진출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생산시설이 계획대로 들어서고 실제 공급망 협력으로 연결돼야 이러한 산업적 상승효과가 구체화될 수 있다.

■ 행정통합의 경제적 효과…기업 애로 해결이 투자 확대 뒷받침

이번 투자는 전남광주 행정통합의 경제적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평가된다.

앰코는 공장 증설 과정에서 대규모 폐수처리 문제에 직면했으나 통합특별시와 장성군이 공동 대응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특별시는 앰코의 지원 요청을 받은 뒤 장성군과 협의해 장성공공폐수처리장 연계 처리 방안을 마련했고, 이틀 만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업의 투자 애로사항을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해결한 것이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시설 증설에 필요한 산업용수, 폐수처리, 전력, 인허가 등의 문제가 투자 결정과 사업 추진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이번 행정적 대응의 의미가 작지 않다.

행정통합이 단순한 지방정부의 조직 결합에 그치지 않고 광역 산업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며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다만 폐수처리 문제의 신속한 해결이 3조 원 투자 확대를 결정한 유일한 요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글로벌 첨단 패키징 수요 증가와 기업의 중장기 생산전략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앰코 공장 증설 착공 관련 인사말 하는 민형배 시장

■ 일자리 2000개 넘어 산업구조 전환으로 이어져야

이번 투자가 지역경제에 미칠 직접적인 효과는 신규 고용과 생산시설 확대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광주·전남 산업구조의 질적 변화다.

그동안 지역 제조업은 자동차, 가전, 석유화학, 철강 등 전통적인 주력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반도체 산업의 본격적인 육성은 이러한 산업구조를 첨단기술과 고부가가치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앰코의 증설로 반도체 공정기술과 생산관리, 품질검사, 설비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대학과 직업교육기관이 기업 수요에 맞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면 청년 인재의 역외 유출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나아가 광주·전남의 대학과 연구기관,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공동 연구에 참여하는 산업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 투자 효과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지역 기업의 공급망 참여가 제한되고 핵심 인력을 외부에서 충원하는 구조에 머문다면 막대한 투자 규모에 비해 지역경제에 남는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 첫 삽은 떴지만…메가클러스터 완성까지 과제 산적

앰코의 3조 원 투자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출발점이지 완성은 아니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시설 투자계획을 구체화하고, 광주 군공항 이전과 산업단지 조성, 대규모 전력·용수 공급체계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전력과 용수의 안정적인 확보는 생산시설 운영의 필수 조건이다. 관련 기반시설이 적기에 갖춰지지 않을 경우 후속 기업 투자와 클러스터 조성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역 인재 양성과 정주여건 개선 역시 시급하다. 고급 기술인력이 광주·전남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주거·교통·의료 인프라를 함께 확충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투자 유치에만 집중하기보다 지역 중소기업들이 반도체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와 사업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이번 착공을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첫 실행으로 규정하고,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과 투자 이행을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앰코 투자의 성패는 3조 원이라는 투자 규모 자체보다 이를 계기로 얼마나 많은 후속 기업과 기술, 인재가 지역에 뿌리내리느냐에 달려 있다.

앰코의 광주공장 증설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정책 구상에서 산업 현장의 실행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남은 과제는 첫 대규모 투자의 성과를 후속 기업 유치와 지역 산업생태계 구축으로 확산시켜, 서남권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배병화 기자

news@presszon.kr

관련기사
앰코, 광주에 3조 원 투자…서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첫 삽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사회

경제

기사 목록

프레스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