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버려졌던 조개껍데기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것처럼
다시 반짝이는 새해 되기를

꿈 너머 꿈나라로 함께 날아요
진주보다 영롱한 별을 향하여

♤ 시작노트

진주를 품었던 조개라도
빈 껍데기로 버려지면 한낱 쓰레기에 불과하지요.
그렇지만 더러는 진주보다 영롱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꿈꾸는 자들이 만날 수 있는 기적이지요.
2024년 12월은 춥고 무서웠지만
어쩌면 저마다의 상처 안에 반짝이는 진주를 키우는 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뜬금없는 광풍을 만나 누군가는 응원봉을 흔들고,
어떤 이는 태극기를 휘날리며 시린 새해 겨울 광장의 추위를 녹입니다.
남극 황제펭귄의 허들링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영광도 상처도 지나가지만 역사는 꿈꾸는 자의 것입니다.
상처만 남기고 조개 안에 숨으려는 대장의 허무한 꿈 말고요,
껍데기 깨뜨리고 진주를 찾아낼 무명용사 혹은 총구에서 불을 뿜을 총알 하나이기를.
아직 춥고 어둡지만 반드시 새 날 오듯 이 겨울 보내고 나면 봄도 오겠지요.
새 하늘 열릴 그날을 위한 우리 약속은
꿈 너머 꿈 향해 날아오를 것, 함께 날아오를 날개를 준비할 것.

<광주디카시인협회 제공>

[권준영 시인 약력]
-광주디카시인협회 회원,
-광주문협, 전남문협, 보성문협 회원

-시집 '뿔, 물이 되다'
-디카시집 '날아라,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