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종식'을 기치로 내건 이재명 후보에 맞서 '독주 저지'를 외치는 김문수 후보가 막판 승부에 돌입한 가운데 이준석 후보도 의미 있는 득표율을 일궈내겠다는 목표로 유권자 표심에 온 힘을 다해 마지막까지 호소했다.
◇ 이재명, 격전지 수도권 유세 총력…김문수, 제주서 출발해 '경부 상행선'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북구 유세를 시작으로 경기 하남과 성남, 광명, 서울 강서구를 거쳐 여의도공원에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한다.
과거 대선마다 전통적으로 최대 격전지였던 수도권에 막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여의도공원에서 하는 마지막 유세는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의 국회 장악을 저지하고자 모여들었던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담았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KBS라디오에서 "(계엄 당시) 국회 앞에서 정치권과 시민이 결합해서 계엄과 군사 쿠데타를 저지했다"며 "이번 선거의 의미가 내란 심판이므로 '빛의 혁명'의 배경인 여의도에 모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제주에서 출발해 부산·대구·대전을 거쳐 서울에서 마무리하는 '경부 상행선' 경로를 택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의 발전과 성장에 대동맥이었던 경부선 라인"이라며 "대한민국의 좌절과 침몰을 막는 미래로 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마지막 유세"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독주를 저지해달라며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에 호소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겉으로는 정의를 외치면서 속으로는 조작과 선동, 거짓과 협박을 일삼는 세력,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민낯"이라며 "괴물 독재를 막고 자유를 지키는 이기는 결정적 한 표를 기호 2번 김문수 후보에게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경기 시흥과 경북 경산을 거쳐 대구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친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김문수 후보는 이미 분명히 졌다"면서 "이준석에게 던지는 한표는 범보수세력이 젊음을 바탕으로 새로 시작해보라는 투자의 시드머니"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선거는 사표(死票)를 던지는 선거가 돼서는 안 된다"(김용태 비대위원장), "본투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어떻게 '이미 졌다', '어떤 방식으로도 이길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있나"(권성동 원내대표)라고 하는 등 단일화를 둘러싼 막판 신경전 양상도 나타났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는 혜화역과 구의역과 강남역 등을 거쳐 보신각에서 마무리 유세에 나선다.
◇ 이재명, 수도권·PK서 '내란극복·경제회복'…김문수, 7천300㎞ 다니며 '청렴·유능'
이재명 후보는 전체 선거운동 기간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유세를 벌였고 부산·울산·경남(PK) 지역도 총 다섯 번 찾는 등 공을 들였다.
보다 확실하게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중도층은 물론 비상계엄과 내란으로 국민의힘에 등을 돌린 합리적 보수까지 끌어와야 한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직후 전국을 돌면서 '민생경제 회복'과 '내란 극복'을 주요 메시지로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공식선거운동 첫날 선대위 출정식을 마치고 처음 소화한 일정이 판교 테크노밸리를 찾아 IT 기업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들을 만나 미래혁신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비상계엄으로 더욱 어려워진 민생경제를 회복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확실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였다.
김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수도권과 영남권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많게는 하루에 10곳을 다니는 발품 유세를 펼쳤다.
선대위 자체 집계에 따르면 김 후보는 22일간 선거 운동 기간에 총 157개 공개 일정을 소화하면서 7천300㎞를 이동했다.
선대위는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고 최대한 많은 지역을 방문하고 국민을 만나 진심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유세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방탄, 부패 프레임 등으로 몰아붙이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의 청렴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경기도지사 시절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기업 유치 등의 성과를 내세우는 데 주력했다.
또 이 후보 장남 논란과 작가 유시민 씨의 설난영 여사 관련 발언 등이 불거진 후반전에는 가족 관련 메시지도 부각했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