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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칼럼] 해양 거버넌스와 해양자원 배분
유일선 한국해양대 교수
작성 : 2023년 12월 08일(금) 14:28 가+가-
해양자원은 다양하다. 먼저 경제적 뿐만 아니라 생태적으로 가치 있는 수많은 해양생물이 존재한다. 해안습지는 어류 부화장소로 아주 중요하다. 또한 해저에는 석유, 석탄과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망간, 니켈과 코발트 등과 같은 희귀광물들이 곳곳에 산개되어 있다.

해수면은 대륙을 연결하는 수많은 선박들의 항로로 이용되면서 해운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생산기지로서 대륙붕에 대규모의 풍력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해양은 해저 케이블과 파이프라인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 정보통신 발전과 육지자원의 효율적인 자원배분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 해난사고로 침몰된 난파선은 일종의 ‘역사의 타임 캡술’ 형태로 여러 해저지역에 흩어져 있다. 한편 해양은 오염처리장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즉 선박과 육지의 하수처리 설비와 같은 점오염원(point source)에 의해서, 농업의 질소화합물 유출과 같은 비점오염원에 의해서 해양은 오염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해양을 누가 소유하고 관리하는가? 소유권은 국가 간 합의된 배타적 수역 안에서 연안국들이 자국의 국내법을 적용하는 주권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그 밖의 지역, 다시 말해서 특정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해양은 공해(high seas)라 불린다.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해양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바 없는 백지상태였다. 국제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예컨대 영해의 넓이, 어업의 자유와 통항의 자유와 같은 국제관습법이 전부였다. 이 법의 준수 여부는 전적으로 독립국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달려 있었다. 이처럼 해양에는 느슨하고 때론 비효과적인 국제공법이 적용되었다.

1950년 미국 트루만 대통령은 대륙붕과 그 위의 해양에 대한 미국의 배타적 권리를 요구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해양지배구조 체계, 즉 해양거버넌스 문제를 제기하였다.

곧이어 다른 연안국들도 대륙붕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였다. 이런 주장은 국제해양법으로 법제화되고 1994년 발효되었다. 오늘날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이름으로 해양의 1/3이 ‘국적화’되었으며 국내법에 기초하여 해양 거버넌스가 갖추어져 있다. 나머지 2/3는 공해로 특정국가의 사법부 관할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해양 거버넌스는 국제협약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지속가능하게 효과적으로 공해상의 해양자원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런 해양거버넌스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사용을 제한했을 때 어떤 국가는 편익을 얻는 반면 다른 국가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이해상충이 발생한다. 따라서 빈번히 ‘죄수의 딜레마 상황’(경쟁하면 비협조전략으로 귀결되어 협조전략보다 성과가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또 다른 문제점은 비인내성(impatience)이다. 예컨대 어부들이 인내심이 부족하여 서로 경쟁적으로 고기를 잡음으로써 결국 공유지 비극으로 귀결된다.

현재 해양자원관리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은 법적인 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정의상 국제공업은 국가 간 관계를 규정하고 국가들이 합의하여 만든다. 이 법의 두 가지 주요형태는 국제관습과 조약이다. 국제관습법은 국가 간 오랫동안 실행해온 표준 실무를 바탕으로 하고 문서화된 형태가 아니다.

반면 조약은 문서화되어 있어 국가들은 서명하고 비준할 것인지를 선택한다. 서명국들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조항은 준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구속력 있는 실행 메카니즘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제공법은 국내법보다 구속력이 약하고, ‘법 준수 평판’에 의해 약간의 구속력을 가질 뿐이다. 즉 보복공포(네가 안 지키면 우리도 안 지킨다: 비협조 전략)와 상호성(네가 지키면 우리도 지킨다: 협조전략)의 역할로 죄수 딜레마 상황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주어진 사안을 공정하게 다룬다는 평판이 높으면 전자의 역할은 축소되고 후자의 역할이 촉진된다. 따라서 정부의 발언과 행동은 중요하다. 타국가의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죄수 딜레마 문제를 해결하는데 협조 전략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축적되면 해양 거버넌스 구축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해양관련 외교와 경제주체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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