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나웅인의 한시산책] 冬夜煎茶 - 權擘
작성 : 2023년 01월 24일(화) 09:14 가+가-

나웅인 삼성한의원 원장

冬夜煎茶
동야전다

겨울밤 茶를 달이며 읊다

- 권벽(權擘, 1520 ~ 1593)


佳茗聊將雪水烹
가명료장설수팽

눈 녹인 물 끓여
좋은 차 즐기는데

昔人持此比傾城*
석인지차비경성

옛사람 이것을
경국지색에 견주었네.

枯腸者嗜金芽味
고장자기금아미

마른 창자 가진 이는
금색 싹 맛 좋아하고

駭浪方酣石鼎聲
해랑방감석정성

돌 솥 물 끓는 소리
파도소리와 어울리네.

燒盡爐中文武火
소진로중문무화

화로 속 불길도
모두 스러지니

數殘城上短長更
수잔성상단장경

성 위 짧고 긴 종소리
하나 둘 사라지네.

如今始信盧仝語
여금시신노동어

오늘에야 노동의 말
비로소 믿겠으니

兩腋淸風取次生
양액청풍취차생

두 겨드랑이 바람이
차례로 일어나네.


聊: 귀 울 료, 의지할 료, 즐길 료
將 : 장차 장, 막~~ 하려한다. 어찌 장
* 傾城 : 임금이 미혹되어 나라가 위기에 빠져도 모를 정도의 미색이라는 뜻으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 傾國之色
駭 : 놀랄 해, 어지러울 해
駭浪 : 놀란 파도, 물이 끓는 모습을 말함.
酣 : 즐길 감, 성할 감
方酣 : 분위기나 흥이 한창 무르익음

출전 : 『습재집(習齋集)』 권 1

[감상평]

권벽(權擘, 1520 ~ 1593)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대수(大手), 호는 습재(習齋).
1543년(중종 38) 진사시에 합격하고 같은 해 식년문과의 을과로 급제,
예문관검열(藝文館檢閱)을 거쳐 홍문관정자(弘文館正字)에 발탁되었다.
이때 안명세(安名世)·윤결(尹潔) 등 청류 선비들과 교유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당시 윤임(尹任) 등과 친하며 윤원형(尹元衡) 일파를 공박하면서 야기된
을사사화에 화를 입자 모든 교유를 끊고 오로지 학문에만 힘썼다.
선조가 즉위하자 예조참의·장례원판결사(掌隷院判決事)를 역임하고
춘추관기주관(春秋館記註官)이 되어 『중종실록』·『인종실록』의 편찬에 참여했고,
춘추관편수관(春秋館編修官)으로서 『명종실록』의 편찬에 참여했다.
시문이 높은 경지에 이르러 승문원부제조·제조(提調) 및 지제교(知製敎)를 오랫동안 지내며
문한(文翰)을 주관하였는데, 특히 명나라에 오가는 외교 문서를 전담했다.
1572년(선조 5) 김성일(金誠一) 등과 함께 완의록(完議錄)에 올랐고, 광국원종공신(光國原從功臣)에 봉해졌다.
한시에 능해 많은 사람들이 권벽의 시를 즐겼으며,
당대의 명사인 노수신(盧守愼)·정유길(鄭惟吉) 등도 시문을 높이 평가했다.
50여 년 벼슬 재위 기간 가사를 돌보지 않고 자식의 혼사도 모두 부인에게 맡겼으며,
손님도 거의 맞지 않으면서 오직 시에만 마음을 쏟아 높은 경지를 이루었다.
예조참판에 추증되었으며 저서로는 『습재집』 8권이 있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사회

경제

기사 목록

프레스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