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2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함께 동복호를 방문해 가뭄 상황을 살피는 강기정 광주시장(오른쪽)

특정 시간대 급수 방식 vs. 공동주택 단독주택 단계별 제한
강시장 "절수 실천 감사…수돗물 생산 더 줄이면 위기 넘겨"


[프레스존] 가뭄이 심각한 광주에서 올 겨울에도 강수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악의 경우 내년 3월부터 제한급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13일 오전 출입기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물 사용량이 큰 폭으로 줄지 않으면 내년 3월 1일부터 제한 급수라는 비상 상황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 광주의 젖줄인 동복댐과 주암댐의 저수율은 각각 28.43%, 30.29%로 반세기 최악의 가뭄이라는 극한 위기로 나아가는 국면이다.

갈수록 줄어드는 동복호 저수율

불행 중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10월 이후 가뭄재난단계로 넘어가지 않도록 취한 “사전비상행동단계‘를 선언하면서 생활 속 20% 물 절약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셋째주 전년 동기 대비 수돗물 생산량이 1%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10월 넷째주 1% 감소, 11월 첫째주 2.4% 감소, 11월 셋째주 5.6% 감소, 11월 넷째주 6.2% 감소, 12월 첫째주 8.2% 감소, 12월 둘째주 8.7%까지 줄어들었다.

이는 하루 수돗물 생산규모로 치면, 50만 톤 생산에서 45만 톤 규모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으로 최근 한두 달 사이 시민들이 절수운동에 동참해 그만큼 물소비량을 줄인 셈이다.

설령 그렇더라도, 올 겨울 큰 비가 오지 않아 최악이라는 가뭄 사정이 해소되지 않는 현 국면이 지속된다는 점을 가정하면 제한급수는 예고된 수순 격이라 하겠다.

바로 이 점을 고려, 제한 급수를 시행할지 말지 근본적인 검토와 함께,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할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강기정 시장의 판단에서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 경우 광주시가 선택할 최소한의 방안은 격일제 급수로 특정 시간에 급수를 제한하는 방식,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에 단계별로 적용하는 급수제한 방식으로 압축된다.

광주시가 격일제 급수를 시행한다면 예정일은 내년 3월 1일이라고 제한 급수와 관련해 강 시장이 처음으로 언급했다.

다만 급수일에 물을 사전에 받아두고 쓰는 탓에 절수 효과가 크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를 고려해 광주시에서 30년 전 마지막으로 제한 급수가 시행된 1992년 당시 업무 담당자까지 논의에 참여토록 해서 격일제 급수의 실효성을 분석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절수 실천에 따른 물 생산량 감소율(8.7%)을 적용할 경우 고갈 시기는 애초 3월 말에서 5월 14일께로 다소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광주시는 예상했다.

이와는 별도로 영산강 하천유지용수 활용, 지하수 개발, 동복댐 사수의 비상공급 등 비상대체 수원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행정안전부에 요청해 특별교부세 19억 원을 받은 데 이어 지난 12일 40억 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지하에 매설된 상수도관이 노후화로 누수율이 심각한 상황이나 갈수록 예측불허의 가뭄이 우려된다는 점을 감안, 노후상수도관의 빠른 교체와 더불어 기후변동성에 따른 중장기적 인프라 확충도 검토 중이다.

시는 또한, 환경부에 건의했던 주암댐 용수의 분할공급이 수용됨에 따라 하루 30만톤씩 덕남정수장에 공급해온 주암댐 용수를 각각 덕남정수장 20만톤, 용연정수장 10만톤으로 분할 공급할 수 있게 됐으며 지난 12일 시험통수를 마쳤다.

강기정 시장은 "가뭄 위기 극복에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목표치(20% 절수)까지 함께해서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